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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가 들려주는 LG트윈타워 이야기
시간은 흐릅니다
어떤 것은 늘 익숙한 자리에 있지만
누군가는 그 시간 속에서 변해갑니다
지나온 길에는 의미가 쌓이고
나아갈 길에는 기대가 생깁니다
그 길들이 이어질 때
존재는 비로소 우리에게 닿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유산,
헤리티지라 부릅니다
TIMELESS
시간을 잇는 건축
1987년, 여의도에 대한민국 최초의 쌍둥이 빌딩이 지어졌다
조성익: 당시가 87년이니까 대한민국이 비행기로 비유하자면 이제 막 이륙을 하던 때였어요.
86년도에 아시안게임을 크게 치렀고요. 88년도에 전 세계의 사람들이 이 대한민국을 찾아와서 올림픽을 치렀거든요. 딱 그 중간에 87년도에 엘지 트윈타워가 완공이 된 거죠.
조성익: 그런데 당시에 서울시장이 좀 큰 꿈을 꿉니다. 완전히 새로운 구역을 하나 정해서 여기다 신도시를 한번 세워보자. 도시 계획에서는 이걸 타블라 라사라고 표현하는데요.
빈 종이라는 뜻이거든요. 그러니까 빈 도화지 위에다가 이제 도시를 아예 처음부터 계획을 하자라고 시작된 게 이 여의도고요. 여의도에 품었던 꿈은 한국의 맨해튼이죠.
경제금융 신도시라는 빈 도화지에
첫 밑그림을 그려야 했던 때
건축가는 사람들의 기억에 남고
도시의 이미지와 어우러지는
랜드마크를 고심했습니다
조성익 : 우리나라에서 혹은 서울에서 중요한 높은 건물들을 한번 떠올려 보세요.
뭐가 떠오르나요? 우선 아마 남산 타워가 대부분 먼저 떠오를 거고요.
사실은 형태가 머릿속에 기억이 되고 그게 도시의 이미지와 겹쳐진 이 랜드마크들이 아주 많은 도시는 아닙니다.
조성익 : 특히 마포대교를 건너오면서도 보이고 앞에 거대한 공지가 있어서 거의 360도를 돌아가면서 이 건물을 다 볼 수 있다라는 생각을 해보면 제가 당시의 건축가라도 머릿속에 잘 좋은 이미지로 남는 거 이 외형에 상당한 힘을 많이 들였을 것 같아요.
조성익 : 이 좌우 대칭의 질서 정연한 형태를 취했다는 것
그리고 그 건물을 이어서 만든다는 이 쌍둥이 빌드의 공식은 그 이미지가 머릿속에 쉽게 각인이 되어서 오래 남는 형태거든요.
조성익 : 우리가 외관이라고 하는 형태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에 건축가들이 지오메트리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 기하학이라는 뜻인데요. LG 트윈타워는 그 외관에서 아주 독특한 면이 하나가 있어요. 제가 투컷*이라고 이름을 붙였는데요.
*꼭대기와 측면 두 곳을 과감하게 잘라낸 듯한 LG트윈타워의 기하 형태를 의미
투컷을 한 이 지오메트리 때문에 어디서 보느냐에 따라 건물이 좀 달라 보입니다.
랜드마크는 여러 관점에서 다르게 포착되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이렇게 시점을 달리할 때마다 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형태 이게 굉장히 중요하죠.
우리가 알고 있는 위대한 조각들은 가까이 가서 볼 때 느낌이 좀 다르고 멀리서 볼 때 느낌이 다르고 심지어 뒤에서 봐도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 조각이 잘 만들어진 조각이거든요.
조성익 : 엘지 트윈타워는 지오메트리도 독특하지만 이 지오메트리와 궁합이 잘 맞아 떨어지는 스킨 디자인을 또 관람하는 게 하나의 관람 포인트입니다. 하나는 계단 형태의 스킨입니다.
계단 형태로 유리를 만들어서 마치 톱니가 왔다 갔다 하듯이 계단형 스킨이 한 가지 있고요. 또 하나는 프로젝티드 윈도우라고 약간 경사가 있는 각도가 있는 창문이 튀어나와 있도록 만들어 놓는 이 두 가지 스킨을 사용한 게 LG 트윈타워의 아주 중요한 특징이죠.
이 스킨이 주는 효과가 투명한 하늘을 받아 반사해서 이미지를 만들어내기도 하고요.
또 그림자를 드리워서 입체감을 더 확장시키기도 해요.
1987년 지어진 LG트윈타워의 얼굴은
지금까지 같은 모습으로 남아있습니다
건축은 인간이 살아가는 시간 속에서도
자신의 모습을 간직하며
지나온 길에 의미를 쌓습니다
양지연 : 일단 저희 어머니 아버님이 LG에서 만나서 결혼을 하셨고
조성익 : 아 아버님 어머니 두 분
아니 2대가 부모님하고 딸까지 LG를 다니면은 LG에서 뭐 표창장 같은 거 안 줘요
양지연 : 없더라고요.ㅎㅎ
한 90년대 초반에 약 한 10년 정도 여기 이제 근무를 하셨었고 그 당시에 제가 초등학교 저학년이었으니까 그때 그때는 이제 저희 토요일 근무가 있었잖아요.
저희 엄마도 집에서만 기다리시기 너무 힘드셔서 저희 동생과 저를 끌고 여의도 공원에 와서 자전거도 타고 놀다가 이제 아빠가 퇴근 시간이 되면 이 로비 앞에 와서 기다렸던 생각이 나요. 이렇게 위에 공간을 보면서 언제 아빠가 얼른 내려오실까 퇴근하고 우리를 놀아주실까 기다렸던 공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조성익 : 굉장히 중요한 어렸을 때 추억 중에 하나겠네요.
양지연 : 네 맞아요. 그 당시에는 이렇게 좀 어 여기 중간에 계단이 있었는데 좀 불투명했거든요. 그래서 그 당시에는 잘 위에가 안 보이니까 좀 미지의 세계 같고 아빠가 위에서 이렇게 근무하시는 공간에 도대체 뭐가 있을까 약간 공상과학 세계를 상상하고
이제 또 삶의 터전이기이니까 아무래도 이용을 하는 도로 강변북로를 중심으로 왔다 갔다 할 때 항상 보이는 랜드마크 같은 거라서 아이들도 정확히 알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엄마 회사다 엄마 회사 보인다
저한테는 개인적으로 저와 아버님과의 추억을 잇는 이렇게 커넥트 해 주는 장소이기도 하고 또 아이들이 우리 엄마 회사다라고 이제 알게 되는 그런 이렇게 나와 우리 딸들을 연결해 주는 또 장소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여전히 변함없는 그 풍경을 보며
엄마의 일터를 기억하지만
아버지의 퇴근을 기다리던 공간은
지난 기억을 품은 채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났습니다.
조성익 : LG 트윈타워가 40년 만에 리노베이션을 했는데요.
사실 지금 우리 이 시대가 사실은 지금까지 쌓아온 어떤 우리만의 요소들,
거기에 더해서 새로운 실험과 시도들이 벌어지고 있는 아주 중요한 시점에 온 것 같습니다.
건축을 좋아하시는 분들 혹은 건축가들은 이런 것들을 아주 잘 묵은 해리티지라고 생각을 하고 이것들을 보호해야겠다 혹은 이거를 어떤 방식으로든 계승해야겠다라고 생각하기 시작하는 시점에 이르렀죠.
그러면 여기서 중요한 퀴즈 어떤 게 더 좋을까요? 옛날이 좋다 요즘이 좋다?
양지연 : 저는 100% 지금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이렇게 그랑밸리처럼 열려져 있는 공간으로 인해서 아래 위층이 다 연결되는 공간도 개방형으로 생기면서 좀 들어왔을 때 예전에 제가 어려서 받았던 그 미지의 세계 같은 느낌이 아니라 이제는 다 누구나 볼 수 있고 열려 있고 또 이렇게 약간 다 투명창으로 되어 있으면서 그런 마음이 열리는 공간이 된 것 같고요.
조성익 : 중요한 얘기네요. 지금 말씀하신 것 중에서 밝아졌다라는 얘기를 많이 하시는데 이게 이제 첫 이미지가 달라져진 거죠.
로비를 잘 만드는 게 중요하죠. 이 건물의 첫 인상, 초대하고 환영하는 그 인상을 만들어주는 가장 중요한 곳은 이 저층부의 로비입니다. 그래서 로비는 타워부의 웅장함과는 달리 아늑하고 초대하고 좀 친근한 느낌을 주는 것을 이제 디자인하는 것이 의 공간 디자인의 핵심이에요.
일단 이 건물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10명 20명 단위가 아니라 100명 1천 명 단위가 되면 어 이 공간의 체적이 커질 수밖에 없어요.
우리가 공항을 떠올리면 아니 공항에 왜 이렇게 천장이 높지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 공항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내뿜는 이산화탄소 열기 이런 것들을 받아내기 위해서는 거대한 공간을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뭐가 문제냐 좀 비인간적인 느낌이 들어요.
내가 그 안에 들어갔을 때 공간에 짓눌려서 좀 왜소한 느낌이 들게 마련이거든요.
그래서 건축가들은 어떻게 하면 거대한 공간을 만들되 그렇지만 기억에 남는 친근한 풍경들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이 고민을 늘 하게 되는 거죠.
조성익 : 그래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는 이 스케일의 조정입니다.
LG 트윈타워에서 가장 중요하게 그 역할을 하는 것이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스페이스 프레임이라고 하는 구조 기둥들과 보입니다. 유리 천장은 저 위에 30m 위에 20m 위에 있지만 우리가 지나가는 통로만큼은 천장이 낮아진 듯한 착각을 착시를 불러일으키는 거죠. 로비에서는 인간적인 공간을 만들어 내는 것 그게 포인트죠.
양지연 : 더 큰 공간으로 인식되게 하면서 되게 좋은 오픈돼 있는 장소인 것 같아요.
조성익 : 그래서 이름도 그냥 중앙 계단이라고 안 부르고 맞아요.
그랑 밸리라고 부르더라고요.
양지연 : 네 맞습니다. 그리고 중간중간에도 다 이렇게 계단 하나하나 사이를 다 이용할 수 있도록 이렇게 좋은 공간들을 배치해 놨어요.
그래서 거기 사이에도 앉아서 또 이렇게 팀원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들이 있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조성익 : 건축가들이 아주 공을 들이는 것 중에 하나가 계단이에요.
다른 층으로 사람들이 오르내리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역동적인 요소가 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많은 명작 건축들이 이 계단이 계단실에 숨어 있지 않고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사람들이 움직여 다니는 걸 보여주는 건물들이 꽤 많아요.
저는 이거를 마치 우리 큰 식당에서 다이닝 홀에서 저녁을 함께 먹을 때 가운데 놓는 꽃다발이 있잖아요 센터피스라고 하는 이거에 비유를 하는데요. 건축가들은 이 공간의 센터피스를 만드는 데 아주 신경을 많이 쓰죠. 이번 트윈타워의 리노베이션에서도 한 번 꼭 감상을 하셔야 될 게 이 중앙 계단입니다. 밑에서 봤을 때 위에서 봤을 때 이 공간의 느낌이 달라져요.
이 계단의 디테일에서 좀 중요하게 보셔야 될 게 마치 돌판을 쌓아 놨듯이 마치 물결이 흐르는 암석처럼 판을 쌓아놓듯이 만든 계단의 형식의 디테일을 좀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시간을 따라 빛이 흐르듯
삶도 세대를 따라 그 궤적을 남겼습니다
어쩌면 치열한 일터일 수밖에 없는
사옥이라는 건축이
사람을 반갑게 맞아주는
환대의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조성익 : 사옥 건축은 크게 아주 큰 어떤 사건 하나로 그 사업 건축의 전후가 나뉘는데요.
그게 it 회사의 등장입니다. 당시에 80년대에 대부분 사옥을 짓는 대기업들은 사무를 보는 본사의 건물이 있고 제품을 만드는 공장이 따로 있었어요.. 최대한 효율적으로 업무를 볼 수 있고 많은 인원이 들어가고 이제 이것들이 굉장히 중요한 핵심 과제였죠.
it 회사는 사실은 이 두 가지가 결합됩니다. 팩토리가 곧 헤드쿼터예요.
이럴 때 공간은 완전히 다른 제스처를 취해야 되고 그런 활동들을 받아내야 되는 거죠.
말하자면 생산 노동자들이 이 지식 노동자하고 결합된 것이 it 회사들인데 그러다 보니까 회사에서 지내는 시간도 길어지고요. 일 삶 놀이가 결합된 그런 형태의 복합 오피스가 된 것이 이제 it 회사 이후입니다.
지금은 어쩌면 사원의 입장 혹은 방문자의 입장에서 편안한 광장을 만들어내는 게 아마 제일 중요한 목적일 거예요.
조성익 : 제가 그 들어보니까 두 분 다 지금 연차가 LG에서의 연차가 짧지 않은 걸로 알고 있어요. 얼마나 근무하셨어요?
박소연 : 9년 정도 근무했습니다.
백민 : 저도 18년에 입사해서 지금 8년 차
조성익 : 이야 그러니까 두 분 다 우리 LG 트윈타워가 리노베이션 하기 전 모습 후 모습에 다 열심히 여기서 일을 하셨네요 Old & New 어느 게 더 좋은가요?
박소연 : New가 좋고요 근데 New라서 좋다기보다는 올드의 좋은 모습을 남겨서 New랑 같이 잘 믹스했다라는 점 때문에 더 좋은 거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조성익 : 야 제가 배경을 소연 님 배경을 좀 들었는데 건축가 출신이거든요.
박소연 : 지금 저희가 앉아 있는 공간에서 보이는 밖의 선큰가든에서만 봐도 여러 계단참들이 좀 있거든요.
박소연 : 뭔가 건축용어로 매자닌 플로어*라고 하잖아요
*공간 경험을 높이기 위해 상층과 하층 사이에 설치된 중간층 구조물
조성익 : 매자닌 있죠. 네.
박소연 : 메자닌 같은 계단참들이 생겼어요. 그런데 그 공간이 햇빛도 잘 들어오는데 뭔가 숨어 있는 본인만의 공간 같은 느낌을 확실히 주거든요.
게다가 이제 파라소를 두거나 의자 배치가 좀 되면서 이 공간에 굳이 나가서 샌드위치를 먹거나 동료들이랑 커피 한 잔 할 수 있는 공간이 좀 생긴 것 같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조성익 : 사무실 외에 그러면 지금 여기에서 가장 오래 머무르는 공간은 어디예요?
백민 : 업무 중간에 이제 조금 머리가 아프거나 좀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 생기면 네 여기 2층 올라가 보면 본관하고 사관 이어놓은 트윈 브릿지라고 하나요?
근데 거기에 보면 이렇게 파크뷰로 앉아서 임직원들이 쉴 수 있는 앉아서 이렇게 고민할 수 있는 공간들이 있어서 거기 그냥 가끔 가서 앉아서 그냥 밖에 보면서 시간을 살짝 보내고…
조성익 : 그러다가 이제 이사님 만나고 부장님 만나고…
백민 : 아우 그러기 전에 이제 호다닥…
박소연 : 그 교수님께서 기고하셨던 글들 중에 공간 감상법이라는 것들이 시리즈로 나왔었는데 그런 측면에서 트윈타워에서 어떻게 감상하면 좋을지 그런 포인트들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조성익 : 저쪽에 바닥 리노베이션 전의 바닥을 남겨 놓은 거 그건 알고 계시죠?
백민, 박소연 : 아니요. 몰랐어요. 아 몰랐어요. 네 몰랐어요.
조성익 : 어 이 건물을 리노베이션 하기 전에 바닥은 기억해요 무슨 패턴이었어요?
백민 : 약간 회색
조성익 : 브라운색이요 그때는 이게 정사각형 패턴이었어요.
그래서 그 모습을 아직도 볼 수 있는 곳이 딱 한 군데 있습니다.
박소연 : 어디요?
조성익 : 일부러 남겨놨어요. 지금 틴들 들어가기 직전에 바닥을 살펴보면 그게 옛날 돌을 그대로
박소연 : 어쩐지 뭔가 경계가 있는.. 그게 옛날 거구나
리노베이션 전
과거의 흔적이 이곳에 남아있는 것처럼
LG트윈타워는 건축 당시
한국 전통 문양에서 모티브를 얻은
흔적들이 있습니다.
조성익 : 사실 이 오피스 건물은 모듈이라고 하는 특정한 방법에 의해서 디자인이 됩니다.
어떤 특정 치수를 반복해서 그 반복한 공간을 가지고 전체 건축물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쓰는데요. 이 모듈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라인 앤 그리드예요.
곳곳에 우리 전통 건축의 모티브가 있는 것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꽃담이라든가 아니면 청사초롱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모티브로 변형해서 내부 공간 인테리어를 꾸민 걸 볼 수 있으실 텐데요. 사실은 이런 앞서 말씀드린 라인 앤 그리드의 라인 요소들이 우리 전통 건축에 상당히 많이 발견이 돼요.
모듈을 반복해 만든 현대의 건축 언어
‘라인 앤 그리드’는
전통 건축 디자인과 접목돼
오늘도 이곳의 일상에 녹아있습니다.
그렇게 헤리티지는 어제에서 내일로 이어집니다
조성익 : 헤리티지라는 것은 단순히 과거를 묵혀놨다가 보물처럼 잘 유지하는 것만 헤리티지가 아니고요. 그거가 갖고 있는 그 헤리티지가 갖고 있는 스토리를 다음 세대한테 전달하고 그 다음 세대는 거기서 새로운 신선한 상상력을 발견하는 거 이게 아마 헤리티지의 아주 중요한 요건일 것 같습니다.
트윈타워는 그런 면에서 지금 어떻게 보면 잘 묵혀놓은 아주 보물을 자기 발 밑에 가지고 있는 거죠.
조성익 : 이제 거의 40년이 돼가는 건물인데 혹시 이 건물에 대한 기억이랄까 뭐 아니면 이미지랄까 그런 추억이 있어요.?
백민 : 한강을 너무 좋아하는데 이 출근할 때 이렇게 한강 옆에 당장 있는 이런 건물로 출근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제가 입사했을 때는 그래서 거기 가서 샌드위치 먹고 그랬었는데 선배들이 너 그거 뭐 한 몇 달 간다 세 달 간다 6개월 간다 이랬었는데 저는 아직도 그런 거 좋아하거든요
조성익 : 10년이 가까이 됐는데
백민 : 됐는데도 여전히 좋아서 회사를 갈 때 늘 그런 뭐 당장 설렌다 뭐 이렇게 표현하면 조금 과하지만 설레지 않더라도 싫지 않은 것 같아요.
백민 : 저는 그 월요병이 없는 것 같습니다.
박소연 : 이건 거짓말일 가능성이 좀
조성익 : 월요병이 없다?
박소연 : 혹시 일요일도 출근해서
백민 : 일요일에 출근해서는 아니고요. 근로 시간을 정확하게 딱
박소연 : 아 예 다행이다.
박소연 : 물론 회사를 출근하는 게 늘 좋지만은 않긴 한데요.
출근할 때 빛을 통해서 들어오는 광경이라든가 퇴근할 때 석양이 지는 그 빛이 들어올 때의 매일 다른 장면을 보는 느낌이 확실히 있어요
조성익 : 키워드로 얘기하면 타임리스라는 말을 붙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쉽게 얘기하면 잘 안 질린다는 거예요. 시간이 지나도 유행이 지나도
헤리티지라는 것은 단순히 과거를 묵혀놨다가 보물처럼 잘 유지하는 것만 헤리티지가 아니고요
그 헤리티지가 갖고 있는 스토리를 다음 세대한테 전달하고 그 다음 세대는 거기서 신선한 상상력을 발견하는 거
이게 아마 헤리티지의 아주 중요한 요건일 것 같습니다
세대를 잇고 기억을 쌓고
삶을 담아내는 건축은
시간을 넘어 유산이 됩니다
그리고 그 건축은 오늘도 그 자리에 서있습니다